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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보는 친구 이야기 15, 異

실화괴담/귀신|2019. 4. 25. 10:58

귀신 보는 친구 이야기 16, 異 / 무서운 귀신 괴담이다 인터넷에 떠 도는 괴담으로 붉은 광대님이 겪거나  친구들이 겪은 실화라고 한다
이번 이야기는 크게 미스터리한 일은 없지만 비교적 최근 이야기다 당시 활동하던 동호회가 있었는데 좀 특이한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 카페 쳇방에서의 대화로 느낀 건 약간의 똘끼와 심각한 중2병 기질의 말투와 레즈비언 같은 느낌을 주는
특이한 여자였다

 


회원 사진을 보니 고스룩을 좋아하는 생각보다 이쁘장하게 생긴 20살 여자였다 얼굴을 떠나 대화 시 살짝 무개념 같은 느낌을 주어서 그렇게 크게 상대를 해주진 않았지만 쳇방에서 나에게 늘 자주 말을 걸어왔고 귀찮아서 대충대충 대답해주곤 했다 그러다 정모 날짜가 되었고 마침 심심했던 터라 술 한잔 생각도 나고 해서 정모에 나가게 되었다 정모는 신촌에 있었고 2~30명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그리고 금방 얘기했던 20살 여자애도 있었다 실제로 봤을 때도 아니나 다를까 온라인 상의 이미지와 정말 똑같았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의도적으로 그 녀석과 대화를 피했다 3~4차까지 대충 술 마시며 따라다니니 새벽 4시 정도 시간이 되었고 2~30명 되었던 정모 인원이 소수가 되었다
그때까지 남은 소수의 인원들도 대부분 꽐라 상태가 되었다 슬슬 자리가 완전히 끝나는 분위기가 되고 나는 커피숍에서 한두 시간 대충 개기다 보면 첫차 다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남은 인원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각자 갈길을 갔다 난 어슬렁거리며 24시간 커피숍을 찾아 댕기는데 누군가 뒤에서 날 불렀다 내 닉네임 레드 아저씨를 부르길래 뭐지? 하고 뒤를 돌아보니 그 여자애였다 그 여자애를 편의상 HS라고 칭하겠다

나:무슨 일이야?
HS:어디 가요?
나:집에 가지..
HS:집이 어딘데요?
나:인천

그렇게 대충 대답해주고 내 갈길을 가고 있었는데 또 말을 걸어왔다

HS:택시 타러 가?
나:버스 다닐 때까지 커피숍 있으려고
HS:나도 같이 가요
나:....?

아 생각만 해도 싫었다 이 무개념 중2병 말투와 단둘이 1분이라도 같이 있어야 하다니

나:나 너 정말 싫어하거든 그냥 대충 갈길 가세요
HS:쳇방에서도 그래 놓고 뭘

대놓고 싫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기어코 쫓아왔다 하긴 뭐 싫어하는 이유도 그 녀석이 나에게 어떤 잘못을 한 게 아니라 내 개인적 취향에서 비롯한 거니 어찌할 수 없었다 그렇게 같이 커피숍을 가서 그 녀석 떠드는 것을 대충 흘려가면 시간을 때웠다 그렇게 시계를 보니 버스 다닐 시간이 되었고 일어나자 라고 하며 자리를 정리하고 커피숍을 나왔다 그렇게 둘이 말없이 이동하는데...

HS:흠.. 역시 신기해
나:?

또 뭔 시비를 걸려나 하고 생각하는데...

HS:귀신들이 레드 피해요 신장급 수호령이라도 본 것처럼..
나:????

그 말 한마디는 중2병 무개념이 아닌 급 관심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나:너 그게 무슨 소리야?
HS:글쎄.. 이상하게 들릴진 모르겠는데 나 신기 있어서 귀신 보거든

안 이상하게 들려 이미 충분히 익숙하다

 


나:자세히 좀 얘기해봐
HS:음 아까 정모 때 처음 그 술집 지하에 터도 굉장히 안 좋아서 귀신이 셋 있었거든 근데 누굴 무서워하는 것 같더라고 그땐 사람 많아서 잘 몰랐는데 점점 사람 줄어들고 레드 따라와 보니 확신 들었어요
나:무서워한다는 게 무슨 소리야?
HS:보통 무당처럼 진짜 귀신을 떠안고 사는 사람도 있고 수호령이 지켜주는 경우도 있는데 레드는 좀 이상해 귀신도 없고 수호령도 없는데 귀신이 무서워한다는 게 신기해서요 그 정도면 레드도 귀신 보일 것 같은데 보여요?

내 고등학교 생활 내내 바람이었음 좀 보여라 왠지 좀 약 오른다

나:안 보여
HS:응 진짜?
나:어
HS:이상하네
나:이상하긴 개뿔

아무튼 고등학교 때였다면 이 녀석을 조금 더 괴롭혔을 테지만 이미 삶에 쪄들어버린 서른 줄을 앞둔 나이라 그냥 재밌는 얘길 들었다 치고 넘겼다

나:나도 좀 보고 싶다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그렇게 신촌에서 인천행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그렇게 무심하게 듣고 주말을 잘 보내다가 월요일이 왔다 카페 챗방을 가니 또 그 녀석이 있었다 정모 때 일이 문득 생각났다

나:야
HS:응 왜요?
나:네이트 하냐?
HS:응

예전에 한창 오컬트, 호러 덕후질 했을 때 귀신 보는 친구 놈에게 보여줬던 사진이 있다

나:이거 봐봐
귀신 보는 놈:뭔데?
나:아니 그냥 한번 봐
귀신 보는 놈:치워라
나:뭔데? 뭐 보이냐?
귀신 보는 놈:좋은 것만 보고 살아도 모자랄 판에 이 딴 거나 보고 있어 --

 

이누나키 터널 1


그렇게 친구 놈은 아무 대답도 안 해주고 까였지만 이년도 뭔가 보인다면 까칠한 그놈과는 달리 잘 설명해줄 것 같았다네이트로 추가를 하고 이 여자애와 말하기 시작했다

나:이거 봐봐.....
HS:헐 이거 전다! 이거 뭐임
나:뭐 보이냐?
HS:장난 아니네 여기 뭐하는데에요?
나:아니 그것보다 뭐 보여?
HS:엄청나게 강한데?
나:뭐가 강해
HS:뭐랄까 한두 명이 아니에요
나:?!

이누나 키 터널(犬鳴トンネル) 일본 최대의 심령 스폿이었다

나:자세히 좀 설명해봐
HS:음 보통 사진에 찍힌 귀신들은 말 그대로 사진이거든요 근데 이건 좀 많이 특이해
나:뭐가 특이해?
HS:움직여 안에서
나:움직인다니 무슨 소리야?
HS말 그대로 사진인데 멈춰있는 게 아니라 안에서 움직인다고요
나:진짜냐?
HS:이 정도면 신기가 먼지만큼 있어도 보이겠다
나:흠
HS:레드는 뭐 이상한 거 없어요?
나:아무것도

뭔가 약 올랐다 먼지만큼 있어도 보인다는데 먼지만큼도 없다는 것인가?

HS:집중해봐요
나:집중?
HS:그냥 저 안에 보이는지 눈으로 보려고 하지 말고 그냥 느낌을 말해봐요
나:흠

녀석 말대로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머릿속에 연상되는 걸 말하기 시작했다


나:흰옷? 아니 흰색보다 누런색에 가까운 넝마
HS:또?
나:한복은 아닌 것 같아
HS:또?
나:어려 여자아이 10~13살?
HS:오 ㅋㅋ 맞았어
나:?

영문을 모르겠다 그래서 다시 물어봤다

나:무슨 말이냐
HS:그 여자애 맞다고 한두 명이 아닌 긴 하지만 그 여자애가 가장 강하게 보이긴 해
나:진짜냐?
HS:응

뭔가 신기했다 왠지 기운이 나는 것 같아 다시 집중했다

나:터널 안 바닥에 득실 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HS:맞아 득실득실
나:너 나한테 뻥치는 거 아니야?
HS:진짜라니까요


뭔가 아리송하면서 긴가민가 하면서 재밌는 느낌이었다

 

이누나키 터널 2


나:이거 왠지 재밌네
HS:그거 너무 오래 하지 마요 머리 아파
나:흠 저기로 직접 가면 보이려나?
HS:그럴지도 근데 레드는 저기 가면 큰일 나요!
나:무슨 소리야?
HS:대여섯 사람에게 강한 존재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강한 존재는 적이 되거든
나:흠
HS:아무튼 레드는 신기해요 이것저것 시험해보고 싶긴 함 그리고 저 사진은 일부분일지도 몰라요
나:일부?
HS:응 거대한 존재의 일부 저 산이 거대한 몸통이라면 예를 들면 눈 정도?
나:?

녀석과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후에 대충 마무리가 되었다 갑자기 귀신 보는 친구 놈이 보고 싶어 졌다 이 녀석 잘 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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